형사

Posted by sarada~ LIfe documentary/movie file : 2005. 9. 20. 14:54


형사. 보지 마세요. ^^
먼저 이렇게 시작 하는 영화는 참 드문데... 보지 마시라는 데 표를 두네요.
형사.. 서론과 달리 매력적인 몇가지 점 부터말하자면 뛰어난 색감과 영상미 고속촬영을 통한
슬로우 모션 장면들(인정 사정 볼것 없다식의...) 계절의 변화에 따른 풍광과 셋트의
아기자기함 그리고 화려한 의상 등 비쥬얼적인 측면에서의 시각적 즐거움과 사극화면에
전통음악이 아닌 서양의 클래식이나 락음악등을 통해 새로운 느낌을 주는 것등
꽤나 재밌는 부분도 많지만.
보지 말라는 가장 큰 이유는 전혀 영화에 몰입이 되지 않는 다는 점 입니다.
영화가 가장 재밌을때는 화면이 아름답다거나 엄청난 스케일을 자랑 한다거나 할때가 아니라
주인공과 주변 인물에 감정이 이입되어 주인공이 위기에 처하면 나도 불안함을 느껴야 하고
주인공이 어떤 일을 해내면 나도 거기서 그 해냄에 동참하여 카타르시스를 느껴야 하는데
이영화는 시종일관 관객은 제3자의 입장에서 있을뿐 입니다.
이명세 감독은 이번 영화 기자 인터뷰에서 기자가 너무 비쥬얼만 있는게 아닌가 하고 던진
질문에 영화는 원래 비쥬얼의 예술이라고 대답 했더군요. 하지만 정말 그런걸까요?
영화건 소설이건 문학은 대리만족의 카타르시스가 주는 재미가 가장 큰게 아닐까 하는게
저의 생각인데 단지 비쥬얼만으로 영화를 끝낼수 있다면 영화 감독이 아니라 미술 감독만
있어도 충분할텐데 말이죠.
사실 이명세 감독의 영화가 비쥬얼의 감성을 자극 하는 영화를 일관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일단 이영화를 보았더라도 감독의 전작을 감안 하고 본다면 그렇게 거부감을 가질 영화는
아니지만 바로 6년 전의 전작 인정 사정 볼것 없다에서는 그래도 그전작에 비해 긴장감도
있고 괜찮은 줄거리의 전개를 같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엔 거기서 좀더 재밌는 영화
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 한 관객들에겐 오산 이었던 거죠. 다시 과거의 첫사랑이나 남자는
괴로워 식의 작품에 더욱 화려한 색을 입힌 영화쪽으로 갔다고 보아야 할것 같거든요.
궁금한건 감독은 이영화를 흥행을 고려 하고 만든것일까 ? 아니면 작품주의적인 성격에서
만든 것일까 하는 궁금증도 있습니다.
마지막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이영화는 어떤 입심 좋은 장터의 노인의 나레이터가 중간 중간 나옵니다. 그 노인의 이야기들은
소위 뻥을 치는 거죠 그리고 결말은 항상 내지 않습니다. 그 중간 중간의 뻥들 속에 마지막
장면에서 영화 전체의 줄거리는 노인의 뻥 이었던거라고 생각 되는 장면이 나오면서 실제의
주인공들은 맨 마지막 장면에서야 진짜의 모습이 나옵니다. 결국 다시 생각 해보면이야기는
시작도 되지 않았던거죠.
넘쳐 나는 슬로우모션의 지루함과 (첨엔 멋있지만 ... ) 전혀 몰입 되지 않는 감정을 극복 하실수
있는 분에겐 화려한 영상을 즐기는 데에선 매력있는 영화라고 추천 해드릴수도 있죠. ^^
다시 말하지만 슬로우 장면들 정상 속도로 찍으면 영화는 60분이면 끝날꺼 같습니다.